유체역학의 기본개념

유체역학(流體力學)은 유체가 정지상태에 있거나 운동상태에 있을 때 여러가지 조건 아래서의 역학적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구체적으로 공기나 물 또는 그 밖의 유체를 작동매체로 하는 유체기계에서는 물론, 조선, 항공, 토목, 건축, 화공, 원자력, 광산, 전기 등 거의 모든 공학분야에 유체에 관련된 이론과 실제 문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유체역학은 이상유체(理想流體)를 대상으로 응용수학이나 물리적 측면에서 보는 이론유체역학(hydrodynamics)과 물이나 그 밖의 실제유체(實際流體)를 경험적 관점에서 보는 수력학(hydraulics)의 두 갈래가 있지만 이들을 묶어 유체역학(fluid mechanics)이라는 하나의 테두리 안에서 다루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Empedokles, 483~435 B.B.)는 만물이 흙, 물, 공기, 불의 네가지 요소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물질이 4가지 상태, 즉 고체(solid), 액체(liquid), 기체(gas), 프라즈마(plasma)로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과 일치한다. 프라즈마란 물질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분자들이 이온(ion)화된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전기적 성질을 띤 입자들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전자기력을 받을 수 있다.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들의 운동에너지는 고체에서 액체, 기체, 프라즈마 상태로 갈 수록 커진다. 이 중 액체, 기체, 프라즈마를 통틀어서 유체(fluid)라고 한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접하는 물질들 중에, 불을 제외하고 프라즈마로 존재하는 물질은 거의 없으므로, 일반적으로 유체는 액체와 기체의 두가지 상태로 나누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편리하다.

액체는 유한한 체적을 갖기 때문에 일정량의 액체를 밀폐된 용기 속에 넣었을 때 일정한 공간만을 차지하고 표면을 갖는 반면에, 기체는 용기의 체적에 관계없이 주어진 공간을 모두 차지한다. 이는 분자들 간에 작용하는 응집력의 차이에 기인한다. 액체는 기체보다 응집력이 크게 작용하게 때문에 뚜렷한 표면과 유한한 부피를 갖고, 고체는 액제보다 더 큰 분자간 응집력으로 분자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액체와 기체는 공통적인 성질들을 갖기 때문에 동일한 유체로 취급된다.

유체의 공통적인 속성은 일반적으로, "정지상태의 유체는 전단력(shear force)를 견디지 못한다."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쉽게 풀이하면 정지상태의 유체는 자신을 찌그려뜨리는 힘에 저항하지 못한다. 반면에 고체는 정지상태에서도 이 전단력을 견딜 수 있고 내부에서 전단응력(shear stress)이 발생하여 외부 전단력에 저항하게 된다. 따라서 다소의 변형이 있은 후에 평형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상대운동이 존재하는 유체 내부에는 전단응력이 발생할 수 있다. 아래 그림과 같이 두 평행 평판 사이에 유체가 있고, 하나의 평판이 일정한 속도(velocity)로 움직이는 경우, 고체벽면과 유체 사이의 마찰로 인해 유체의 흐름이 생기고, 정상상태(steady state)에 도달하였을 때 유체는 두 평판 사이에서 연속적인 속도분포를 갖는다. 속도분포가 이와 같이 연속적으로 되는 이유는 점성(viscosity) 때문이며, 속도차가 있는 층 사이에는 이 점성으로 인한 전단응력이 존재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어떠한 유체도 점성을 갖지 않는 유체는 없지만, 경우에 따라서 점성이 없는 이상유체(理想流體, ideal fluid 혹은 perfect fluid)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상유체는 점성이 없으므로 정지상태는 물론, 상대운동이 존재할 경우에도 그 내부에 전단응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위의 두 평판 사이에 이상유체가 채워져 있으면, 한쪽 평판이 일정한 속도로 움직여도, 유체는 정지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 이는 유체가 점성을 갖지 않을 경우, 유체와 고체면 사이에는 마찰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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