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역학의 역사
고대부터 현대까지 유체역학의 발전과정을 알아본다.
고대 시리큐스(Syracuse)의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285-212 B.C)는 정지된 유체에 잠겨있는 물체에 작용하는 부력(buoyancy)에 관한 법칙을 발견하고, 국왕 히어로 1세(Hiero I)의 금관이 갖는 금 함유량을 알아내었다. 로마의 공학자들도 수력학에 관심을 갖고 운하와 수도시설을 건설하였으나, 그들의 지식은 물의 흐름과 마찰에 관한 피상적인 이해에 불과하였다.
로마의 몰락(476) 이후 천년 이상 유체역학의 발전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단지 레오나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25-1519)만이 밀라노 근처 수문을 설계하고 제작함으로써 수력학에 기여하였으며, 비행하는 새에 작용하는 힘에 관한 연구결과를 남겼다.
17세기에 들어 뉴우톤(Newton, 1643-1727)이 운동법칙들을 제시한 이후, 레온하드 오일러(Leonhard Euler, 1755)는 이 법칙들을 유체유동에 적용하여 이상유체의 유동을 지배하는 미분방정식인 오일러 방정식을 유도하였다. 같은 시대의 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 1738) 역시 이상유체의 유동에 적용할 수 있는 에너지 관계식인 베르누이 방정식을 제시하였다.
동 시대의 다렘베르트(Jean le Rond d'Alembert)는 이상유체 속에서 움직이는 물체는 유체로부터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는다는 결과를 이론적으로 얻어냈다. 그러나 이 결과는 실험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이러한 모순을 '다렘베르트 역설(d'Alembert paradox)'이라고 불렀다. 당시의 이론학지들은 오일러 방정식으로부터 얻어지는 결과가 실제 유동현상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지에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공학자들도 현상의 이론적 측면을 도외시 하였다. 이후 수십년 동안 다렘베르트의 역설은 해결되지 못한 채, 공학자들은 실험에만 집중하였고, 이론학자들은 수학적 전개에만 열중하였다.
다렘베르트 역설의 원인은 실제유체와 이상유체 차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실제 유동을 이상유체의 유동으로 가정할 수 있어 오일러 방정식의 결과가 일치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실제유동은 점성 효과가 지배적이기 때문에 이상유체의 가정은 성립할 수 없다. 따라서 모든 유체를 이상유체로 취급하였던 당시의 이론적 한계는 필연적으로 모순을 유발할 수 밖에 없었다.
19세기에 나비어(Navier, 1827)와 스톡스(Stokes, 1845)는 오일러 방정식에 전단력을 포함시켜 유체유동의 지배방정식을 일반화하였다. 따라서 점성효과가 포함되어 다렘베르트의 역설은 해결되었으나, 방정식이 복잡하여 단지 몇가지 경우만 정확한 해가 얻어질 수 있었다. 동 시대의 헬름홀츠(Helmholtz)와 키르히호프(Kirchhoff)는 와류유동(vortex motion)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론과 실험의 차이를 줄이는데 기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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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펠탑에 세겨진 나비어의 이름 (commons.wikimedia.org) |
나비어-스톡스 방정식(Navier-Stokes equation)을 이용한 해석의 최초의 난관은 관류(管流)의 압력강하 문제였다. 이 방정식으로부터의 결과에 의하면 원관내의 마찰로 인한 압력 강하는 평균속도에 정 비례한다. 그러나, 실험에 의하면 특정 조건에서는 이 법칙이 잘 맞으나, 그 외의 조건에서는 마찰저항이 유속의 제곱에 더 가깝게 비례함을 알 수 있었다. 이 문제는 오스본 레이놀즈(Osborne Reynolds, 1883)가 유체유동에 관계된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원관내의 유속을 점진적으로 증가시키는 실험을 통해, 유체의 유동은 두가지 형태가 존재함을 발견하였다. 하나는 상대적으로 낮은 유속에서 유체입자가 관벽에 평행하게 부드럽게 이동하는 형태로 마찰저항이 유속에 정비례 한다는 법칙이 적용될 수 있다. 또 다른 형태는 상대적으로 고속의 영역에서 유체입자가 매우 불규칙한 운동을 하는 유동이다. 이 두가지 형태의 유동을 각기 층류(laminar flow)와 난류(turbulent flow)라고 한다. 그는 이러한 유동형태의 변화는 단지 유속에 따라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Vd/\nu\)로 정의되는 무차원수의 크기에 따르는 것을 알아 내었다. 여기서 \(V\)는 관내 유속이고, \(d\)는 관의 지름, \(\nu\)는 동점성계수(kinematic viscosity)라는 유체의 특성이다. \(Vd/\nu\)는 레이놀스 수(Renolds number)라고 불리우며, 유체유동의 특성을 나타내는 매우 중요한 무차원수이다. 층류는 물론 난류도 역시 나비어-스톡스 방정식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난류의 경우 유동현상의 복잡성으로 현재까지도 유동장의 정확한 해가 구해지지 못하고 있다.
프란들(Prandtl, 1904)는 유체유동장이 두 영역으로 나뉠 수 있음을 알아 내었다. 즉 경계층(boundary layer)이라 불리우는 고체벽면에 가까운 영역에서는 점성효과가 중요하고, 유동장 대부분의 나머지 영역에서는 점성효과가 무시될 수 있기에 이상유체로 취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계층 내에서는 나비어-스톡스 방정식이 간단한 형태로 되어, 복잡한 유동장들의 이론적 해석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 외에 20세기에 큰 업적을 남긴 학자로서 폼 캐맨(T. von karman)과 테일러(G.I. Taylor)를 들 수 있다.
최근 유체역학 연구의 특징은 실험과 이론의 긴밀한 관계로 표현할 수 있다. 난류와 같이 아직도 규명되지 못한 현상들이 있지만, 다른 문제들에 있어서 만족할 만한 해들이 얻어지고 있다. 예로서 비행익에 관한 이론, 미사일 비행특성, 원자로내 냉각수 유로 설계 등을 들 수 있다. 유체역학은 열전달이나 연소를 수반하는 유동과 근래에는 전자기력을 받는 유동에까지 확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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